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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은 가라”…스포츠도 'AI 포청천' 시대

2023.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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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사실상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그만큼, 심판의 판정은 성역에 가까웠다. 결정적인 순간, 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심판의 실수에도 이를 번복하긴 어려웠던 이유다. 스포츠 분야에선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졌던 얘기다. 그랬던 심판의 성역이 추억 속으로 사라질 조짐이다. 녹색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속속 등장하고 나선 인공지능(AI)의 여파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인 프로야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날 제4차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엄밀하게 계측하는) 피치클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ABS는 일명 AI 기반의 로봇 심판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선 2020년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됐다. 2024시즌부터 ABS가 국내에 전면 도입될 경우, 우리나라는 전 세계 프로리그 야구 운영 국가 가운데 최상위 리그에서 경기 내내 100% 적용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야구 최강국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마이너리그 일부 경기는 100% ABS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나머지 경기에선 챌린지(팀당 3회씩) 형태로 시범 운영 중이다. KBO 관계자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정교함과 일관성을 갖게 됐고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도 단축됐다"면서 "KBO리그에 도입하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클록의 경우, 앞서 시행해 경기 시간을 단축한 미국 프로야구 사례를 참고했다는 게 KBO 측 설명이다.


특히 ABS 도입은 내년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모든 경기에서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이 제기된 건 아니지만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심판들의 공정성에 불신을 가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심판들의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는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 또한 논란의 대상으로 지목돼왔다. 다혈질인 일부 선수들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면서 퇴장까지 당했던 전례도 적지 않다. 대부분 프로야구 안팎에서 ABS 도입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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